영화 <괴물(Monster)> 줄거리 및 결말
영화의 첫 장면은 한 아이가 등장하며 시작한다. 아이는 도시에 대형 빌딩 화재가 발생한 날 저녁, 호숫가에서 소방차를 바라보고 있다. 영화는 사오리(안도 사쿠라),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미나토(쿠로카와 소야) 3명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오리는 남편과 사별 후 초등학생 아들 미나토를 홀로 키우고 있다. 화재 사건 이후, 아들 미나토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들과 대화 후, 담임 교사인 호리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사오리는 학교에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과 여러 교사들은 차갑고 사무적인 어조로 형식적인 사과를 반복한다. 당사자인 호리에게서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미나토가 '호시카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라는 동급생을 괴롭히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는다. 사오리는 그 말을 무시하고, 호리가 유흥업소에 다닌다는 소문을 언급하며 화를 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요리의 집에 찾아간 사오리는 수상한 점들을 발견하고,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지 묻는다. 다음 날 사오리와 선생님들 앞에서 요리는 '미나토는 자신을 괴롭힌 적이 없다. 호리 선생님이 학생들을 폭행하는데 아이들이 무서워서 말을 못하고 있다.'고 증언하여, 호리 선생은 교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호리의 시점으로 영화는 옮겨 간다. 호리는 빌딩에 화재가 난 날, 근처에서 여자친구와 집으로 가던 중 초등학생들에게 '선생님은 유흥업소에 다니고, 술집 여자를 만난다.'라는 오해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호리가 미나토를 괴롭히고 있다고 여겨졌던 것은 오해였던 것이 밝혀진다. 오히려 호리는 미나토와 요리를 지켜보며 도와주려고 했었다. 호리의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며, 학교의 내부 사정, 교사의 무력감, 소문이 어떻게 왜곡되는지 등을 영화는 보여준다. 호리는 아이들을 지키려 했지만, 어른들의 오해와 체면 싸움에 휘말리며 점점 무기력해진다. 마지막으로 미나토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이 되며, 진실이 밝혀진다. 요리는 집에서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미나토는 요리를 지키기 위해 학교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엉뚱한 행동을 했었다. 두 아이는 함께 폐기된 기차 객차에서 은신처를 만들고, 세상에서 도망쳐 두 사람의 장소를 만든다. 폭풍우가 오던 날, 두 아이는 은신처에서 서로를 꼭 붙잡는다. 영화는 아이들이 빛 속으로 달려가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데, 아이들이 현실에서 살아남았는지, 혹은 죽은 후 상상에서 해방되었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끝이 난다.
등장인물
카네코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미나토의 어머니이다. 남편을 일찍 잃고, 아들인 미나토를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미용실을 운영하여 생계를 꾸린다. 보호 본능이 강하고 직감이 예리하다. 하지만 때로는 의심이 과해 상황을 왜곡하기도 한다. 1막에서는 옮고 강한 어머니처럼 보였지만, 후반부에선 오해와 성급한 판단이 갈등을 키웠음이 드러난다. 호리 미치토(나가야마 에이타)는 초등학교의 담임 교사이다. 학생들을 보호하고 싶어 하지만, 학교의 관료적인 분위기와 동료 교사들의 시선에 늘 억눌린다. 따뜻한 성격을 지녔지만 소극적이다. 사소한 오해에도 쉽게 몰린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에게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등 소위 Man Box를 씌우는 인물이기도 하다. 히토야마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와 마기 요리(하리 나가사와)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두 아이다. 특히 '요리'는 영화 제목 '괴물'의 키워드와 직결되는 인물이다. 어른들의 눈엔 괴물이지만, 사실은 가장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평가
영화 <괴물>은 2023년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고, 일부 해외 매체는 '올해 최고의 퀴어 영화'로 선정했다. 비록 <괴물>은 명시적으로 퀴어 영화로 구분되진 않지만, 어른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청소년 퀴어의 연대, 은신처, 그리고 해방을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반적 평가들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감독 특유의 3막 시선 전환 구조가 돋보인다. 같은 사건을 세 관점에서 반복하면서, 사실과 오해, 사회적 편견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정교하게 보여준다. 평론가들은 고레에다 감독의 최고의 구조적 실험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 폭력, 집단 심리, 어른들의 무책임을 중심으로 한 사회 비판 영화로 평가받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상 행동은 사회적 압력과 폭력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두 아동 연기자들의 연기와 어른 배우들의 연기 모두 호평을 받았으며, 시각적 연출과 열린 결말도 영화의 장점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