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 줄거리 및 결말
강원도 춘천을 배경으로, 고등학교 3학년 소희(김시은)는 통신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다. 학교와 회사는 소희에게 '경험도 쌓고, 월급도 받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한다. 밝고 성실한 소희는 처음에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한다. 하지만 콜센터는 지옥 같은 환경의 근무지였다. 매일 욕설과 항의 전화를 받아야 하고, 실적 압박을 끊임없이 받는다. 매니저들은 폭언과 모욕을 퍼붓고, 퇴근의 개념도 없이 눈치 보며 점심식사도 겨우 한다. 실수하면 비난을 받으며, 동기들 중 버티지 못한 일부 직원들은 결국 일을 그만둔다. 하지만 소희는 조금만 참으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버틴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에게 무리한 약정 가입을 유도하도록 강요한다. 거짓말하지 않으면 욕을 먹고, 계약이 취소되면 소희의 월급에거 차감하겠다는 협박까지 한다. 학교에서도 소희를 다그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의 부모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희는 점점 외롭고 고립된 상태에 빠진다. 결국 한 고객이 소희의 실수로 계약을 취소하게 되고, 매니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소희에게 모욕을 준다. 소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아무도 소희의 죽음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강원경찰청의 형사 유진(배두나)이 소희의 사건을 맡는다. 처음엔 단순 자살로 보고하려 했지만, 조사 중 노동 착취와 직장 괴롭힘 정황을 발견한다. 유진은 조사를 계속하며, 소희가 상사의 폭언과 실적 조작 강요를 받았고, 협박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고, 회사와 학교 모두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다. 영화는 소희의 사건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또 다른 '다음 소희'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며 끝난다.
등장인물
김소희(김시은)는 특성화고 3학년 학생으로, 현장실습으로 통신사 협력업체 콜센트에서 근무하게 된다. 실적 압박, 폭언, 그리고 부당대우를 견디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인물이다. 유진(배두나)은 강력계 형사이다. 소희 사건을 맡아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만, 회사와 학교, 제도 속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좌절한다. 윤태(심달기)는 소희의 절친한 친구이다. 소희의 변화를 지켜보며 안타까워한다. 소희 엄마(박지영)는 싱글맘으로 혼자 소희를 키운다. 딸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생계 문제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콜센터 팀장(김우겸)은 소희가 실습하는 곳의 상사이다. 실적 압박과 폭언을 일삼으며 소희를 극한으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함께 들어온 또래 실습생들은 처음엔 소희와 함께 힘들어하지만, 점차 각자 버티기에 급급해지는 인물들이다. 영화 후반부에 새로운 실습생이 등장하는데, 이는 또 다른 '소희'로, '다음 소희'라는 영화의 제목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존재이다. 소희의 사건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반복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배경
2017년 1월, 전북 전주의 한 통신사 협력업체 콜센터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피해 학생은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으로, 매일 욕설과 폭언에 시달렸다. 그리고 과도한 실적 압박과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았다. 사고 하루 전날에도 "네가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모욕을 받았고, 다음 날 퇴근 후 집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건 당시 회사와 학교, 교육청은 책임을 미루며 "개인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이후 현장실습 제도 전면 개편 논의를 촉발시켰지만,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감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비슷한 일들이 청소년들에게 반복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 무력하고 불편한 결말로 끝내 의도적으로 관객들에게 문제의식을 남기려 했다. 또한 현장실습 제도 자체가 미성년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구조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유진이 등장하여 사건을 조사하는 후반부 내용에서는, 사건 이후의 '시스템적 은폐 과정'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본 영화는 여러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따. 구조적 폭력에 대한 날카로운 고발을 담은 내용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