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가족(Shoplifters)> 줄거리 및 결말
영화 <어느 가족(Shoplifters)>은 도쿄 변두리의 작은 집에 사는 시바타 가족의 이야기다. 건설 노동자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세탁소 직원 노부요(안도 사쿠라), 할머니 하츠에(키키 키린), 성인 여성 아키(마츠오카 마유), 소년 쇼타(죠 카이리)는 모두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함께 살며 생계를 위해 상습적으로 소매 절도를 한다. 어느 날 오사무와 쇼타는 추운 밤 발코니에 홀로 있는 어린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를 발견한다. 하룻밤만 재워주려던 가족은, 유리의 몸에 학대 흔적이 있는 것을 보고 그녀를 받아들이고 ‘린’이라는 새 이름을 준다. 시간이 흐르며 유리는 이들과 진짜 가족처럼 지낸다. 그러나 하츠에가 숨지자 가족은 연금을 계속 받기 위해 시신을 집 밑에 묻는다. 한편 쇼타는 절도 중 일부러 잡히며 경찰에 유리의 존재가 드러나고, 실종 신고와 함께 수사가 시작된다. 체포된 노부요는 모든 혐의를 홀로 감당하겠다며 가족을 지키려 한다. 쇼타는 보호시설로 보내진다. 유리는 원래 부모에게 돌아가지만 여전히 방치된다. 마지막에 쇼타는 버스에서 돌아보며 오사무를 ‘아버지’처럼 바라보고, 오사무는 웃음으로 답한다. 영화는 피보다 선택과 애정으로 이어진 관계의 의미, 그리고 가족의 본질에 대한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등장인물
시바타 오사무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이자 가장 역할을 한다. 소매치기를 생활 수단으로 삼으며, 혈연보다 정을 중시한다. 쇼타를 아들처럼 키우고, 유리를 구조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계기를 만든다. 시바타 노부요는 오사무의 동거인이다. 세탁소에서 일하며 가사도 맡는다. 유리의 학대 흔적을 발견하고 그녀를 보호하려는 강한 모성애를 보인다. 체포 후 모든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며 가족을 지키려 한다. 하츠에는 연금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할머니다. 집과 가족의 중심 역할을 하며, 따뜻하고 포용적인 태도로 모두를 품는다. 사망 후에도 연금을 계속 받기 위해 시신이 은폐된다. 아키는 하츠에의 손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혈연이 없다. 성인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집안의 경제에 보탬이 된다. 조용하지만 가족에게는 다정하다. 쇼타는 오사무와 노부요와 함께 사는 소년이다. 절도를 배우며 자라지만 점점 양심의 갈등을 느낀다. 경찰에 잡히면서 가족의 비밀이 드러나는 계기를 만든다. 유리/린은 학대받던 어린 소녀이다. 오사무와 쇼타에 의해 구조돼 린이라는 이름을 얻고 새로운 가족의 사랑을 경험하지만, 결국 원래 집으로 돌아가 방치된다.
평가
이 영화는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절제된 연출, 그리고 피가 아닌 선택과 정으로 이어진 가족의 의미를 묻는 주제의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평가들은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기키 키린 등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실제 가족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일본 사회의 빈곤, 아동 학대,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잔잔하게 드러내면서도 설교하지 않는 서사가 강점으로 꼽힌다. 결말에서 남는 허무함과 애틋함이 관객으로 하여금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일부 평론가들은 이야기 전개가 느리고 사건 해결이 명확하지 않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과 평론가에게 고레에다 영화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오르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